15년 쯤(?) 사용한 디지털 도어락
며칠 전, 처가에 설치해 놓은 디지털 도어락이 고장났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원래 덮개를 열면 숫자판에 불이 들어오면서 번호를 누르는 방식인데, 불이 들어오지 않고 가끔 이상 동작을 한다고 합니다.
이 디지털 도어락은 아이레보 게이트맨 루나라는 제품으로 결혼 전 제 사무실에 설치했다가 결혼하면서 신혼 집으로 옮겼고, 다시 집을 이사하면서 떼어 두었다가 7~8년 전쯤 처가에 설치해 드린 유서깊은(?) 제품이며, 기억을 더듬어보면 2007~8년쯤 처음 구입했던 것 같습니다.
분명 처가에 설치해 드릴 당시, 제 블로그에 설치 방법을 포스팅해 두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설치 관련 포스팅은 없고 신용카드 등록 관련 리콜 포스팅만 2013년에 적어 둔 게 있었습니다ㅎㅎ
2013.05.28-아무 카드나 다 열린다는 디지털 도어록 업체의 생색만 낸 리콜
뭐 어쨌든, 년식으로만 따지면 15~17년된 제품이니 이 녀석도 어지간히 오랫동안 사용했다 싶고, 이제 보내줄 때가 되었다 싶어 새 디지털 도어락을 구입해 설치해 드리기로 했습니다.
손잡이 도어락, 디지털 보조키
새 도어락 구입을 위해 검색을 해보니, 요즘 디지털 도어락은 크게 현관 손잡이 역할까지 하는 제품과 예전 사용하던 제품처럼 손잡이 기능 없는, 일명 디지털 보조키형태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사실 사진에 나오는 현관문 손잡이를 설치해 드린게 대략 2년전으로 얼마 안되었지만(?), 현관문 손잡이의 열쇠는 아예 사용하지 않고 디지털 도어락만 잠금 장치로 사용하는 터라, 이번에는 손잡이가 달린 디지털 도어락이 더 나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처음에는 나름 익숙한 게이트맨 디지털 도어락을 구입하려고 했다가, 보강판이 세트로 구성되고 있으며 로켓 배송이 되는 코맥스 CDL-400M이란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주문한 다음 날, 디지털 도어락과 보강판이 도착했습니다.
디지털 도어락 보강판은, 기존 보조키를 사용하던 곳의 구멍을 막는 용도로 사용하는 철판인데, 제가 세트로 구입한 제품의 경우 12*41.5cm로 매우 큼직합니다.
사실 이 디지털 도어락 보강판이 기존 설치되어 있는 보조키 자리를 모두 가려줄 수 있을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설치되어 있는 현관문 손잡이와 보조키 위치를 재 볼 수 있다면 간단히 확인할 수 있지만, 처가의 현관문 상태를 cm 단위로 확인하는 게 매우 번거로운터라, '큼직한 철판인데다 보조키 구멍을 막는 용도이니 어지간하면 맞겠지'라는 짐작으로 구매했습니다.
코맥스 CDL-400M은 매우 심플한 박스 포장이었는데, '비열쇠'라는 옵션 표기가 눈에 띕니다.
이 '비열쇠'라는 표기는, 디지털 도어락의 숫자 패드나 카드키만으로 열 수 있는 제품이란 뜻이며 '열쇠' 옵션이 붙은 제품은 금속제 열쇠까지 포함된 제품인데, 가격이 거의 두 배로 훌쩍 뛰는데다 굳이 열쇠는 사용할 일이 없어 저렴한 비열쇠 제품으로 구입했습니다.
박스 속 내용물을 모두 꺼냈습니다. 도어락 내외부 몸체와 잠금 장치인 모티스, 카드키와 나사, 건전지 등의 부품들이 들어 있는데, 분해된 상태에서는 제법 복잡한 느낌이 듭니다.
설치를 시작하기 전, 매뉴얼을 보면서 주요 부품 및 나사의 숫자 등을 미리 확인했습니다.
손에 들고 있는 부품이 문 밖에 설치하게 될 실외측 몸체인데, 생각보다 깔끔하고 단단한 느낌입니다.
보강판 확인, 기존 현관문 손잡이와 도어락 탈거
도어 손잡이 겸용 디지털 도어락을 선택하면서 가장 큰 관심사였던, 보강판이 기존 보조키 타공홀을 가릴 수 있는지 확인이 제일 먼저였고, 기존 도어락의 외측 몸체까지 거의 가려집니다!
대보기 전까지 알 수 없던 보강판을 확인한 뒤, 기존 도어락 해체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도어락 해체 작업은 딱히 '작업'이라고 할 것도 없이 그냥 도어락 내부 몸체 옆면과 건전지 부착부의 나사를 풀고
내부 몸체를 고정하는 브라켓의 고정 나사를 모두 풀어줍니다.
브라켓 곳곳에 핀 녹을 보니, 여기저기 옮기며 설치했던 세월의 흔적이 보입니다.
고정 브라켓의 나사를 모두 풀면 바깥 몸체를 떼어낼 수 있게 됩니다.
현관문 손잡이는 내부 손잡이쪽 나사를 푼 뒤, 내/외부 손잡이를 떼어내고, 문 옆면의 모티스 나사를 풀고 모티스를 밖으로 떼어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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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이 달린 디지털 도어락, 모티스/핸들 샤프트 설치
코맥스 CDL-400M의 모티스(문 잠금 장치 및 도어락의 실제 본체가 되는, 도어 안에 설치하는 부품)입니다.
일단 이 모티스를 문 안에 설치하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합니다.
모티스 옆면을 보면 UP이란 방향이 표시되어 있으니, 이 방향에 맞춰 철문 안에 끼워 주고
나사 두 개를 단단히 조여 줍니다.
모티스를 철문에 끼울 때 모티스에서 나온 전선은 문 안쪽으로뽑아둡니다.
이제 핸들 샤프트(금속 막대)를 끼워주는데 코맥스 CDL-400M의 핸들 샤프트는 그림과 같이 사각형 방향으로 끼워야 합니다.
핸들 샤프트를 끼운 뒤, 문 안쪽에서 핸들 고정핀을 끼워 고정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은 A4용지 크기의 설치 설명서를 보면서 진행했는데, 코맥스 CDL-400M의 설치 설명서는 글씨와 그림이 매우 작은데다 '외측'과 '내측'이 바뀌어 표기되어 있는 등 오류가 있었습니다.
도어락 설치를 자주 해 본 사람이라면 이 정도는 매뉴얼 없이 하겠지만, 처음 설치해 보는 저는 매뉴얼에 의지해야 하는터라, 두어번 시행착오를 거친 후에야 작업을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도어락 내외부 몸체 설치
모티스와 핸들 샤프트 설치를 완료하고 외부 몸체를 설치하기 전, 기존 보조키 자리의 타공홀을 가려 줄 보강판의 자리를 잡은 뒤
도어락 실외측 몸체를 설치했습니다.
이제 문 안쪽에서 보강판(인도어 플레이트)를 대고 나사 두 개로 보강판과 실외측 몸체를 고정합니다.
이때 보강판의 볼록 튀어나온 부분이 문 안쪽으로 보이게 설치해야 하며, 보강판을 고정하기 전, 모티스와 실외측 몸체에서 나온 전선도 미리 빼 두어야 합니다.
보강판 부착을 완료했으면 실내측 몸체 기판에 두 전선의 커넥터를 연결하고, 핸들 샤프트를 맞춰 실내측 몸체의 자리를 잡아 줍니다.
이 때 두 전선 가닥들이 눌리거나 끼지 않도록자리를 잘 잡아 주어야 합니다.
실내측 몸체를 설치하기 전, 핸들 손잡이 방향을 설정해 주어야 합니다.
제 경우 실내측 몸체의 핸들 손잡이가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 있었는데, 몸체 내부 하단의 고정 핀을 아래로 내리고 핸들 손잡이를 돌려 자리를 잡아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실내측 브라켓과 실내측 몸체 자리를 맞춰 잡은 뒤, 나사 구멍에 나사를 고정해 줍니다.
참고로 도어락 설치시 사용하는 나사들은 종류에 따라 길이가 다르니 설명서에 표시된 나사 규격을 잘 확인 후 나사를 고정합니다.
하단 4개의 나사는 브라켓에 바로 고정되는 방식이며, 상단은 직결 나사를 이용해 보강판과 철문에 구멍을 뚫어 고정했습니다.
도어락 스트라이크 설치
기존 사용했던 보조키 도어락의 스트라이크(잠금 장치가 걸리는 금속 부품)와 현관문 손잡이의 스트라이크를 모두 제거했습니다.
그리고 코맥스 CDL-400M에 포함된 스트라이크 내부 부품을 홈 안쪽에 설치해야 하는데, 역시 위아래 방향을 확인후
문틀에 설치하고 스트라이크를 고정해 줍니다.
스트라이크 내부 부품에는 자석이 들어가 있어 자동 잠금 기능을 수행한다고 하여 위아래 방향이 바뀌면 자동 잠금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하니, 설치 방향을 잘 확인합니다.
손잡이 디지털 도어락 설치 완료, 테스트, 번호키 설정
이렇게 코맥스 CDL-400M 손잡이 도어락의 설치가 완료됐습니다.
기존 현관문 손잡이 위에 보조기 도어락이 설치되어 있던 것 보다 깔끔하고 나름 고급스러운 느낌입니다.
도어락 설치가 완료된 후 건전지를 넣기 전, 문이 열린 상태로 안팎 손잡이를 내려 래치볼트가 제대로 들어갔다 나오는지 확인했고
건전지 4개를 끼우고 비밀번호 설정, 카드키 등록을 차례로 완료했습니다.
코맥스 CDL-400M 역시 실내측 몸체 안쪽의 리셋(R) 버튼을 누른 뒤 비밀번호나 카드키 등록을 진행하게 되는데 리셋 버튼을 누르면 실외측 몸체에 '비밀번호'나 '카드'와 같은 가이드가 표시되어 나름 편리했습니다.
그렇게 비밀 번호 및 카드키 등록까지 완료, 문이 잘 잠기고 열리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손잡이 디지털 도어락의 설치를 완료했습니다.
처음에는 게이트맨 도어락의 대체품(?)으로 코맥스 CDL-400M을 구입했는데,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생각보다 단단하고 깔끔한 외관이 썩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울러 손잡이 디지털 도어락은 열쇠를 끼워 돌리는 현관문 손잡이 + 보조키 도어락의 구성보다 훨씬 깔끔해 보였고, 기존 보조키 도어락의 타공 구멍을 보강판으로 막고 보니, 역시 꽤 깔끔해 보입니다.
다만, 제품을 처음 설치하는 입장에서 의지하게 되는 설치 매뉴얼이 좀더 직관적으로 알아보기 쉽게 제작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고 '자가설치용'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판매되는 제품이었기에 좀 더 친절한 매뉴얼이 아쉬웠습니다.
본 리뷰는 아내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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