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씨, 칼칼한 김치찌개 점심 식사
오랫만에 돌아온 마눌님의 휴일, 점심은 밖에서 먹기로 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여느 때처럼 메뉴 결정은 마눌님 몫, 구름 낀 날씨에 김치찌개를 먹자고 했고 곧 인터넷 검색을 통해 집에서 6~7km 남짓 떨어진 대안식당을 다녀 왔습니다.
네비에 대안식당이라고 찍으니, 안내 마지막 무렵에 주택가 골목길로 안내를 받았고, 이런 주택가에 식당이 있는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즈음 갑자기 탁 트인 주차장과 지은 지 얼마 안되어 보이는 대안식당 건물이 나타났습니다.
주차장은 약 10여대 남짓 주차를 할 수 있는 규모로, 오후 1시를 좀 넘겨 도착해서인지 주차는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대안식당 내부는 새로 지은 건물 답게 꽤 깔끔한 느낌이었고, 손님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한두 팀 씩 꾸준히 들어오는 분위기입니다.
간판은 대안식당이지만, 안쪽에는 '대안정육점식당'이라고 적혀 있었고 삼겹살과 김치찌개가 주 메뉴입니다.
원산지 표시판에는 돼지고기와 배추, 쌀 등의 재료는 국산이고 김치에 들어가는 고추가루는 국내산과 중국산을 함께 쓴다고 합니다.
저희는 김치찌개 2인분과 라면사리 하나를 시켰고, 잠시 후 반찬이 먼저 나왔습니다.
호박과 콩나물은 깔끔하고 심심하게 무쳐졌고, 오이고추를 된장 양념으로 심심하게 무쳐놓은 반찬도 꽤 깔끔하고 맛이 좋았습니다.
이어서 서빙된 김치찌개는 한 번 끓여진 상태로 나왔는데, 옆에 별도의 육수 그릇이 함께 나오는 게 특이했습니다.
그리고 공기밥이 3개가 나왔는데, 나중에 주인장께 여쭤보니 테이블마다 사람수 + 1개의 공기밥이 기본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일단 김치찌개의 비주얼은 기대보다 국물이 맑았고 삼겹살이 듬뿍들어가 있는게 눈에 띕니다.
주방에서 한 번 끓여진 것이 나오는터라, 찌개가 금방 끓어오르는데 끓는 김에서 매운 기운이 살짝 느껴집니다.
국물이 끓기 시작할 때 라면 사리를 잘라 넣고 일단 김치를 건져 먹어보니, 역시 살짝 맵고 칼칼한 느낌의 신김치입니다.
본격적으로 국물을 떠먹어 보니 역시 칼칼하고 맑은 국물의 김치찌개였고 고기는 매우 싱싱(!)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돼지고기의 지방이 잘 녹아든 진한 김치찌개 국물에, 김치찜의 돼지고기처럼 술술 녹는 육질을 즐기는 편이라 칼칼하고 맑은 국물에 싱싱한 고기는 좀 아쉽습니다.
아쉬움을 얘기하는 저에 비해 마눌님께서는 싱싱한 삼겹살 고기가 듬뿍 들어가 있어 취향에 잘 맞는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즉석떡볶이보다는 판에서 오래 끓인 떡볶이를 좋아하는, 저의 개인적인 취향과는 살짝 거리가 있네요.
김치찌개 국물이 칼칼하고 맑은 육수라 라면 사리와 매우 잘 어울립니다.
라면사리를 넣고 팔팔 끓이며 먹다보니 육수가 금새 줄어서 함께 나온 육수를 모두 부어 보충했습니다.
2인분 김치찌개의 양과 들어가 있는 돼지고기의 양도 꽤 푸짐했고, 여기에 라면사리까지 추가해 먹다보니 밥 한 공기와 반찬 두어 가지를 리필해가며 김치찌개를 부지런히 먹었음에도 김치찌개를 좀 남기게 되었네요.
저는 역시나 김치찜 스타일의 김치찌개 취향인터라, 국물이 잘 스며들지 않은(국물과는 따로 노는 느낌의) 돼지고기가 아쉽다 했고, 반면 마눌님은 반찬도 깔끔하고 고기가 푸짐하게 들어간 칼칼한 김치찌개 국물맛이 꽤 좋았다면서 날이 쌀쌀해지면 다시 한 번 와보자고 하는군요.
어쨌든 대안식당의 김치찌개 스타일은 각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은데, 테이블 마다 공기밥을 하나씩 추가로 내주는 인심만큼은 매우 푸근하게 느껴졌습니다.
직접 돈 내고 사먹은 뒤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