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이 엉키지 않는 욕조 거름망 DIY. 청소가 쉬운 머리카락 거름망 만들기

머리카락이 자꾸 엉키는 욕조 거름망

어느 집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저희 집 욕조 배수구도 머리카락 거름망이 달려 있습니다.

한 해 두 해 나이가 들면서 머리를 감고 난 뒤 거름망에 끼는 머리카락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 자꾸 신경쓰이기도 하는군요.

어려서부터 머리숱이 지나치게(?) 많다는 얘기를 들어왔던터라, 빠지는 머리카락에 신경 쓸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시간앞에서는 장사가 없나 봅니다ㅠㅠ

그런데 머리를 감으며 빠진 머리카락은 치울때 더 신경이 쓰입니다.

바로 욕조 거름망에 단단하게 엉켜버린 머리카락들 때문입니다.

저희 집 욕조 거름망은 욕조 배수구로 물이 빠지면서 거름망이 뱅글뱅글 돌아가는데, 이 때 머리카락이 거름망 앞뒤로 단단하게 엉켜버립니다.

사진은 그나마 머리카락이 적어 별로 엉킨 것 같지도 않은데, 한 번 머리를 감고 나면 거름망 앞뒤로 머리카락이 잔뜩 뭉쳐 있습니다.

잡아당기면 한 번에 쑥 빠지면 좋으련만 엉켜 있으니 힘으로 당겨 끊어내야합니다ㅡ,.ㅡ;;

엉키지 않는 욕조 거름망

욕실 청소 담당이다 보니 매일 욕조 배수구 거름망에 엉킨 머리카락을 치우는데, 엉킨 머리카락을 뜯어낼 때마다 느낌이 썩 좋지 않습니다.

머리카락이 엉키지 않는 욕조 거름망이 없나 검색해 봤더니 플라스틱 재질의 제품들이 팔리고 있는데 지금 들어 있는 거름망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았고, 제품 가격만큼 배송비를 내는 것도 썩 내키진 않았습니다.

날이 좋은 일요일, 욕조 거름망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대충 머리에 떠오르는대로 만들어보기로 한 거라 잘 될지 확신은 없었지만, 간단히 만들어 시도해 보는데 의의를 두기로 합니다.

일단 욕조 배수구의 내경을 쟀고 38mm가 살짝 넘는군요.

페트병을 하나 가져와 38mm인 지점을 대충 확인했습니다.

페트병 목의 38mm가 되는 지점에서 1cm 정도 내려온 지점을 칼로 잘랐습니다.

38mm 지점을 대충 표시해두고 아래쪽은 가위로 돌아가며 잘랐습니다.

잘라낸 부분은 안쪽으로 꾹 접은 뒤, 너무 길게 남은 것 같아 8~9mm 정도만 남겨두고 잘랐습니다.

이렇게 페트병 뚜껑이 욕조 배수구에 꼭 맞게 끼워지도록만들었습니다.

페트병의 윗부분을 막기위해, 가장 만만한 양파망을 가져왔습니다.

페트병 뚜껑을 양파망 안쪽에 넣고 페트병 뚜껑 둘레를 글루건으로 붙였습니다.

페트병 입구에만 양파망을 남긴 뒤 자르고, 페트병 목부분에 구멍을 뚫고 케이블타이를 끼워넣었습니다.

완성된 욕조 거름망은 이런 모양입니다.

케이블 타이는 욕조 거름망을 쉽게 넣고 빼기 위한 손잡이입니다.

완성된 욕조 거름망을 배수구에 끼웠고, 테스트를 위해 머리를 감았습니다.

페트병 뚜껑의 높이만큼 물이 찬 뒤에 빠지다보니 원래 달려 있던 거름망보다는 물빠지는 속도가 느렸지만, 크게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고, 페트병 뚜껑 아래쪽을 좀 더 짧게 자르면 물 빠지는 속도가 좀 더 빠를 듯 싶습니다.

물이 모두 빠졌고, 욕조 거름망에 머리카락이 걸렸습니다.

케이블타이로 만든 손잡이를 쑥 잡아 당겨보면, 이렇게 거름망 위쪽으로 머리카락이 붙어 있습니다.

원래의 욕조 거름망은 거름망 앞뒤로 단단하게 엉킨 머리카락을 뜯어내야 해서 불편했는데, 자작 거름망은 위쪽에 얹힌 머리카락을 떼어내기만 하면 되니 의도했던 목적에 부합하는군요.

뱅글뱅글 돌아가는 거름망은 빼버리고 직접 만든 거름망만 사용 중인데, 짧은 시간에 빨리빨리 만든 것 치고는 꽤 쓸만한 결과물인 듯 싶습니다.

욕조 배수구에 꼭 맞는 크기의 플라스틱 뚜껑을 구할 수 있다면, 좀 더 깔끔한 모양의 거름망을 만들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38mm 크기의 플라스틱 뚜껑을 찾게 되면 새로운 버전을 만들어 볼까 합니다.